어느 누구에게라도 쓸쓸한 삶의 뒤안길은 있는 법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아픔과 그리움이 진할수록
그대의 이름을 생각하면서
별과 바다와 하늘의 이름으로도
그대를 꿈꾼다
사랑으로 가득찬 희망 때문에
억새풀의 강함처럼
삶의 의욕도 모두
그대로 인하여 더욱 진해지고
슬픔이라 할 수 있는 눈물조차도
그대가 있어 사치라 한다
괴로움은 혼자 이기는 연습을 하고
될 수만 있다면
그대 앞에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고개를 들고 싶다
나의 가슴을 채울 수 있는
그대의 언어들
아픔과 비난조차도 싫어하지 않고
그대가 있음으로 오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감당하며 이기는 느낌으로
기쁘게 받아야지
그대가 있음으로
내 언어가 웃음으로 빛난다
몇 번을 더
잡혔다 터져야만
세상 미련 다 끊어버리고 누워 계신
아버지의 무덤처럼
편한 가슴이 될 수 있을까요
사는 동안
자멸한 시간이 안겨 주었던
삶의 통증들이
너무 아플 때면
마음 가라앉힐 진통제를
구한 적은 있었지만
당신이 염려하셨던
나약한 삶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시간 밖의 세계로 떠나신 날에
저를 염려하셨던
그때를 떠올릴 때면
마음 아프게 건드려 놓는
슬픈 시처럼
가끔 울게 만들어 놓습니다
아버지! 당신의 이름은
제가 아끼고 싶은 사랑처럼
먼발치가 될 수 없는
그런 그리움입니다
유인숙 ,눈물로 흐르는 사랑
울 수 있는 가슴
내게 있어
눈물로 흐르는 사랑
다시 뜨거움으로 채울 수 있다면
나 아닌 너를 위하여
잃어버린 순간들을 위하여
캄캄한 어둠 속 헤매이는
공허함을 위하여 슬퍼할 수 있다면
가끔은
사소함조차 메말라버린
이 현실의 공간에서
다시 한 삶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리라
평온한 삶 너머
때때로 찾아오는
쟁쟁한 매미의 울음소리 따라
한숨만 깊어지는 계절의 여울목 어디쯤
더불어 나눌 수 있는 가슴
내게 있어
눈물로 흐르는 사랑
폭포수처럼 쏟아 부을 수 있다면
가끔은 길 잃은 바람처럼
하늘 위를 나는 저 새처럼
다시 한 삶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리라
고은영, 미안하다 널 잊어야겠기에
눈물의 잔에 널 담고 널 마신다
너로 취한 시간
마셔도 줄어들지 않는 눈물의 양과
이 저린 가슴
한파 싸인 거리
이름없는 미움의 얼굴로 헤매다
기억의 방마다 가득 찬 네가
동사하기를 나는 바란다
미안하다
스스로에게 독해지지 않으면
널 놓을 수 없는 이 슬픈 사랑
날마다 가슴의 계곡에서
우는 바람 새 소리
첨벙대는 물살마다
사랑은 죽었다고 외쳐대는 의식 밑바닥
잊어야 할 시간을 걸어 되돌아 오는 너는
언제나 염치없는 도돌이표다
정연복, 무너지지 않는다
지상을 거니는 내 생의 발걸음이
가끔은 휘청거릴지라도
하늘을 우러러
나는 쓰러지지 않는다
어느 누구에게라도
쓸쓸한 삶의 뒤안길은 있는 법
살아가는 일이
이따금 실타래처럼 얽혀
많이 힘들고 괴로운 날에도
살아갈 이유는 남아 있다
맑은 날이나 흐린 날에도
높이 걸려 있는 하늘
사시사철 변함없이
참 의연한 모습의 산과 나무들
따습고 보드라운 햇살
포근한 달빛의 위로를 받으며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한
나도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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