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누구에게라도 쓸쓸한 삶의 뒤안길은 있는 법

시사2017. 12. 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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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그대가 있음으로



어떤 이름으로든
그대가 있어 행복하다

아픔과 그리움이 진할수록
그대의 이름을 생각하면서
별과 바다와 하늘의 이름으로도
그대를 꿈꾼다

사랑으로 가득찬 희망 때문에
억새풀의 강함처럼
삶의 의욕도 모두
그대로 인하여 더욱 진해지고
슬픔이라 할 수 있는 눈물조차도
그대가 있어 사치라 한다

괴로움은 혼자 이기는 연습을 하고
될 수만 있다면
그대 앞에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고개를 들고 싶다

나의 가슴을 채울 수 있는
그대의 언어들
아픔과 비난조차도 싫어하지 않고
그대가 있음으로 오는 것이라면 무엇이나
감당하며 이기는 느낌으로
기쁘게 받아야지

그대가 있음으로
내 언어가 웃음으로 빛난다







향일화먼저 가신 사랑을 품고



그리움의 물집이
몇 번을 더
잡혔다 터져야만
세상 미련 다 끊어버리고 누워 계신
아버지의 무덤처럼
편한 가슴이 될 수 있을까요

사는 동안
자멸한 시간이 안겨 주었던
삶의 통증들이
너무 아플 때면
마음 가라앉힐 진통제를
구한 적은 있었지만
당신이 염려하셨던
나약한 삶은 만들지 않았습니다

10년 전
시간 밖의 세계로 떠나신 날에
저를 염려하셨던
그때를 떠올릴 때면
마음 아프게 건드려 놓는
슬픈 시처럼
가끔 울게 만들어 놓습니다

아버지당신의 이름은
제가 아끼고 싶은 사랑처럼
먼발치가 될 수 없는

그런 그리움입니다






유인숙 ,눈물로 흐르는 사랑




울 수 있는 가슴

내게 있어

눈물로 흐르는 사랑

다시 뜨거움으로 채울 수 있다면

나 아닌 너를 위하여

잃어버린 순간들을 위하여

캄캄한 어둠 속 헤매이는

공허함을 위하여 슬퍼할 수 있다면

가끔은

사소함조차 메말라버린

이 현실의 공간에서

다시 한 삶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리라

평온한 삶 너머

때때로 찾아오는

쟁쟁한 매미의 울음소리 따라

한숨만 깊어지는 계절의 여울목 어디쯤

더불어 나눌 수 있는 가슴

내게 있어

눈물로 흐르는 사랑

폭포수처럼 쏟아 부을 수 있다면

가끔은 길 잃은 바람처럼

하늘 위를 나는 저 새처럼

다시 한 삶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리라







고은영미안하다 널 잊어야겠기에




눈물의 잔에 널 담고 널 마신다

너로 취한 시간

마셔도 줄어들지 않는 눈물의 양과

이 저린 가슴

한파 싸인 거리

이름없는 미움의 얼굴로 헤매다

기억의 방마다 가득 찬 네가

동사하기를 나는 바란다

미안하다

스스로에게 독해지지 않으면

널 놓을 수 없는 이 슬픈 사랑

날마다 가슴의 계곡에서

우는 바람 새 소리

첨벙대는 물살마다

사랑은 죽었다고 외쳐대는 의식 밑바닥

잊어야 할 시간을 걸어 되돌아 오는 너는

언제나 염치없는 도돌이표다









정연복
무너지지 않는다




지상을 거니는 내 생의 발걸음이

가끔은 휘청거릴지라도

하늘을 우러러

나는 쓰러지지 않는다

어느 누구에게라도

쓸쓸한 삶의 뒤안길은 있는 법

살아가는 일이

이따금 실타래처럼 얽혀

많이 힘들고 괴로운 날에도

살아갈 이유는 남아 있다

맑은 날이나 흐린 날에도

높이 걸려 있는 하늘

사시사철 변함없이

참 의연한 모습의 산과 나무들

따습고 보드라운 햇살

포근한 달빛의 위로를 받으며

하늘이 무너지지 않는 한

나도 무너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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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자취생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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